2019년 4월 강원 고성산불 피해 당시 정부가 이재민에게 지원한 재난지원금 등을 둘러싼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간 다툼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5일인 오늘 나온다.
춘천지법 민사2부(윤경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한전이 정부와 강원도 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반대로 정부와 강원도 등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비용상환청구 사건 1심 판결을 선고한다.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은 2021년 정부가 구상권(제3자가 채무를 대신 갚아준 뒤 원 채무자에게 지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청구방침을 밝히자 한전이 300억원 규모의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해달라고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 이에 정부 역시 방침대로 한전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반소(맞소송)를 제기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한전의 구상유보금이 정부에게 돌아가고, 한전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이재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어느 한쪽의 전부 승소가 아니라 일부 승소하는 경우에는 인용 범위와 금액을 따져봐야 한다.
앞서 2019년 12월 31일 산불 피해 보상과 관련해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고성지역 특별심의위원회'는 한전의 최종 피해 보상 지급금을 한국손해사정사회가 산출한 손해사정금액의 60%(임야·분묘 40%)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행안부가 관련법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전은 구상권 청구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지자 피해보상 문제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4·4산불비상대책위가 한전을 상대로 낸 2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한전이 이재민들에게 87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피해보상 문제는 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상태다.
한전은 정부가 구상권 청구 계획을 밝히자 이중 변제 문제로 인해 구상유보금 351억원(정부 242억원·보험사 109억원)을 설정했다.
한전은 또 일부 피해민들이 구상권 문제 해결 후 유보금과 함께 보상금을 받기를 원함에 따라 60억원을 미지급액으로 남겨두고 있다.
정부 측 소송대리인은 "산불이 아니면 지출되지 않았을 부분"이라고 포함을 주장했지만, 한전 측 소송대리인은 "재난안전법 취지상 국가와 지자체가 재난 피해에 대해 지출한 금액을 원인자가 전액 배상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그간 구상권 소송에 포함돼야 할 주택 철거비와 임시 조립주택 설치비 부분이 정부와 한전 간 공공시설 손해배상 사건에 포함돼있어 재판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던 점을 구상권 소송의 청구 취지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바로잡았다.
이로써 양측이 다투는 금액은 한전이 최초 소송을 제기할 당시 343억원에서 최종적으로 401억원으로 변경됐다.
이날 판결 결과는 이재민들이 받는 보상금에도 영향을 끼친다. <저작권자 ⓒ 설악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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