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전구 몇 알에 가둔 ‘에너지 복지’, 양양군의 생색내기는 이제 그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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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이 올해도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효율 LED 조명 교체 사업을 추진하며 민생 행정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와 복지시설의 낡은 조명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LED로 교체해 전기료 부담을 낮추고 생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는 분명 박수받을 만하다. 고물가 시대에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행정이 직접 나서서 에너지 효율이라는 ‘장기적인 처방전’을 제시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기본 책무이자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이 내세우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라는 거창한 구호 뒤에 숨은 실적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사업이 지역의 에너지 빈곤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양양군이 올해 선정한 지원 대상은 복지시설 20개소와 저소득층 가구 단 22세대뿐이다. 지난 6년간의 실적을 합쳐도 겨우 202가구에 불과하다는 점은 인구 소멸과 고령화로 인해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양양의 현실을 고려할 때 턱없이 초라한 성적표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복지 사업’이라기보다 특정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행정 로또’에 가깝다. 전구 몇 알 바꿔주는 생색내기식 사업으로 에너지 복지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은 현장의 절박함을 외면한 안일한 자화자찬일 뿐이다.
더욱이 사업의 속도와 범위 역시 현장과의 괴리가 심각하다. 단 42곳의 조명을 교체하는 데 6월부터 10월까지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을 소요한다는 계획은 행정의 비효율을 여실히 드러낸다. ‘신속한 시공’을 목표로 한다는 군의 설명이 무색하게도, 전구 교체라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조차 반년 가까이 끌고 가는 모습에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진정한 에너지 빈곤은 단순히 조명 전력뿐만 아니라 노후 주택의 열악한 단열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난방비 문제에서 기인한다. 전구 교체라는 눈에 보이는 ‘전시성 사업’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단열 시공이나 보일러 교체 등 주민의 삶에 직결되는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화 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양양군은 이제 ‘몇 가구의 전등을 갈아 끼웠느냐’는 단순 집계에서 벗어나 에너지 복지의 질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 이미 2026년 수요조사까지 마쳤다는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보도자료가 아니라, 지원 대상의 폭을 대폭 확대하고 시공 기간을 단축하는 실무적인 결단이다. 전구 불빛이 밝아졌다고 해서 방안의 한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행정의 시선이 화려한 LED 조명이 아닌, 차가운 방바닥을 견디는 취약계층의 실제 삶 속에 머물러야 한다. 겉치레식 숫자 놀음에 안주하지 말고, 단 한 명의 주민도 어둠과 추위 속에 소외되지 않도록 더 독하고 촘촘한 에너지 안전망을 구축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