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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 하늘길 영영 닫힐까...19일 운항 재개 가능성은?

오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3/07/04 [18:53]

플라이강원, 하늘길 영영 닫힐까...19일 운항 재개 가능성은?

오영주 기자 | 입력 : 2023/07/04 [18:53]

 사진 제공: 플라이강원


다시 창공을 날아오를 것으로 보였던 플라이 강원의 기업 회생 절차가 난항에 부딪쳤다. 가장 큰 관건은 AOC 자격 유지 여부다. 이 자격이 박탈되면 영영 운항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30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던 운항 최소 투자금 50억원을 이달 3일까지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매수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16일 플라이강원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8곳 안팎의 도내•국내외 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순탄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아직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취항한 플라이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투자 협상 결렬, 부채 누적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지난해 말, 운항 3년 만에 자본금 150억원, 자본총계 53억원, 부채총계 -271억원 등으로 자본잠식율 135%를 넘어섰으며, 보유 중이던 항공기들도 리스비 연체 문제 등으로 1대를 제외하고 모두 반납한 상태다.

 

 

# 플라이강원, 인수 걸림돌은? ‘조건과 메리트, 어떻길래’

 

앞서 인수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당초 1000억원 투자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위더스를 포함해 도내에 기반을 둔 건설사와 중견 해운사 등이다. 이 중 강원지역 건설업체와 투자사 등 2곳은 인수의향서(LOI)까지 제출하며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인수가 이뤄지고, 회생절차가 잘 진행되면 오는 14일 양양~제주 노선 운항기를 다시 띄울 수 있으며, 총 400억원 안팎의 기업 부채가 상당부분 탕감될 수도 있으리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법정관리인 측과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간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50억 원의 투자금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사측은 운항 재개를 위해 조업사, 정비파트, 운항협의 등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1차 투자금 집행의 최종 시한을 지난달 30일까지로 본 바 있다. 

 

인수 걸림돌의 요인으로 최근 수면위에 떠오른 것은 인수 조건의 불합리성이다. 한 직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주원석 대표가) 개인의 부채 및 연대 보증의 탕감 등 말도 안되는 인수 조건을 내걸어 원활한 인수합병을 저해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플라이강원 전 대표 주원석 법정관리인은 "개인 회생 탕감과 같은 이야기는 해본 적도 없다"면서 "오히려 회사가 어려워 사경을 헤매는 상황에 투자 의향이 있는 곳을 설득하려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매물의 미래가치적 메리트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 업황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적사 여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4%까지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국적사를 이용한 국내•국제선 여객은 5339만7562명(2019년 상반기 6362만9195명)으로 집계 됐다. 항공업계는 여름 휴가철이 낀 7, 8월과 추석 연휴가 있는 9월까지는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며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플라이 강원이 운항 재개 후 이러한 호황을 누릴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2019년 출범한 신생 항공인 터라 업황이 정상일 때 영업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타 항공사가 호황 속에 날아오를 때, 함께 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플라이강원의 여객(출발+도착)은 25만6627명으로, 같은 기간 기사회생에 성공해 김포~제주 노선만 운항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여객(56만450명)의 절반 수준에만 그쳤다.

 

 

#AOC 박탈되면 인수 더욱 난항…19일 운항 재개 ‘관건’

플라이 강원이 늦어도 오는 7월 19일까지 운항을 재개하지 못하면, 하늘 길은 영영 닫힐 수 있다. AOC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법에 따라 항공사는 60일 동안 운항하지 않으면 AOC 효력이 정지돼 사실상 운항이 불가하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 20일부터 국내선•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셧다운)한 바 있다.

 

AOC(Air Operator Certificate)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과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안전능력 검사•증명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에 따라 전 세계 항공사들이 자국 정부로부터 항공기를 운항하기 이전에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한다.

 

AOC가 박탈될 경우, 재취득까지 걸리는 시간은 6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후 인수가 마무리 된다 하여도, 인수 기업이 AOC취득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재취득을 준비한다고 해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9년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등 3개 신생항공사에 AOC를 발급해준 이후로, 더 이상의 신규 발급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 매각에 더욱 걸림돌이 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인해 채무 탕감 등 인수 부담이 기존 대비 감소한다는 점은 여전히 인수 희망 기업에게는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신생항공사에 AOC 발급이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다고 볼 때, 플라이 항공이 마지막 매력적인 LCC(저비용 항공사) 매물이 될 것이라는 점도 여전히 인수 기업을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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