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대회 국내 유치가 확정된 가운데 개최지로 다시 새만금과 고성이 거론되면서 벌써 2년 후 대회에 관심이 쏠린다.
새만금은 원래 바다였다가 35년 전 미래 쌀 부족 해소와 북한 붕괴로 인한 탈북민의 거처로 활용하고자 군산∼고군산열도∼김제∼부안 33㎞를 방조제로 막아 자연 토사 퇴적과 인공 매립을 통해 조성한 부지다.
잼버리가 끝나면 이곳은 민관 투자 유치를 통해 리조트와 관광 체험지, 마리나 시설 등이 들어서는 관광용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대회장은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쉽지 않은 데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사실상 상·하수 배수관 시설이 제대로 안 되어서 폭우 때는 수시로 잠기곤 하는 곳으로 대회 개막을 2주 앞두고 전례 없는 폭우가 계속 이어졌고 그 뒤로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돼 어려움이 겹쳤다.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생긴 물구덩이가 한낮 더위에 데워져 야영장은 흡사 한증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경험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창궐한 모기떼 등 각종 벌레에게 물려 병원을 찾는 대원들도 속속 나와 해충 피해 또한 속출한만큼, 결국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대원 조기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
특히 고성은 1991년 치러진 제17회 고성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2000년과 2004년에는 아태잼버리대회를 치렀다.
2003년 16개국 1만여명의 청소년이 참여한 국제청소년평화캠프, 2008년 35개국 1만2천여명이 참가한 국제청소년야영대회를 비롯해 2011년과 2015년 걸스카우트 국제야영대회 등 크고 작은 국제 잼버리 및 야영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런 가운데 32년이 지났음에도 1991년 고성 세계잼버리대회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성 잼버리를 경험했던 이들은 입을 모아 "숲과 매립지의 차이"를 꼽았다.
실제로 전북도는 사전 조사에서 고성 잼버리 성공 요인을 '설악산 자락에서 개최해 더위를 극복할 수 있었고 주변 산세가 도전 정신 함양이라는 잼버리 목표와 일치했다'라고 분석했다.
32년 전 잼버리가 열린 고성군 토성면 신평벌 856만여㎡ 부지 반경 2㎞ 이내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자리해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인근에는 설악산에서 이어지는 계곡이 있고 큰 하천이 흐른다.
또 벌레 물림, 온열질환 등의 안전사고를 막고자 군부대와 함께 진료 부스도 운영해 참가자 안전을 지켰다.
당시 중학교 3학년생으로 고성 대회에 참가했던 김지영(47)씨는 8일 "울창한 숲과 하천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원했던 기억이 난다"며 "유럽 청소년들이 물속에서 행복해하며 놀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군의관으로 파견됐던 김모(59)씨도 "고성의 산과 계곡, 바다에서 참가 대원들이 더위를 식힌 덕분에 다들 체력을 아껴 크게 다치지 않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82년 전북 무주에서 시작해 강원, 전남 순천 등 국내에서 총 5차례 열린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역시 덕유산, 설악산, 지리산 일대 야영장을 마련해 숲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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