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숫자가 증명한 공공의 가능성

인제 공공배달앱, 이제는 ‘성장 이후’를 말할 때다

전우호 | 기사입력 2026/02/04 [15:08]

[데스크 칼럼] 숫자가 증명한 공공의 가능성

인제 공공배달앱, 이제는 ‘성장 이후’를 말할 때다

전우호 | 입력 : 2026/02/04 [15:08]

공공정책의 성과를 말할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언어는 숫자다. 인제 공공배달앱 ‘먹깨비’의 최근 성과는 바로 그 점에서 인상적이다. 도입 4개월 만에 가맹점 77곳, 월 주문 2600건대, 총매출 7000만원. 특히 주문 건수와 매출이 각각 10배 이상 성장했다는 사실은, 공공배달앱이 더 이상 “의미는 있지만 안 쓰는 서비스”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칭찬할 지점은 방향이 정확했다는 점이다. 민간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 구조 속에서 소상공인은 선택권이 없었다. 장사가 될수록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인 구조에서, 인제군은 ‘대안’을 말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제시했다. 수수료 7~8%와 1.5%의 차이가 연간 14억 원의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시뮬레이션은 공공배달앱이 왜 필요한지를 단번에 설명한다.

 

이 정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싸기 때문이 아니다. 군, 외식업중앙회, 배달대행업체, 플랫폼 운영사가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배달원까지 홍보 주체로 참여시키는 구조는 현장을 이해한 행정의 결과다. 여기에 지역화폐 결제 연동까지 더해지며, 배달 한 건이 곧 지역경제 순환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공공이 개입하되, 시장을 대체하려 들지 않고 흐름을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

하지만 성과가 분명한 만큼, 이제는 냉정한 진단도 필요하다. 현재의 성장에는 대규모 할인과 쿠폰 이벤트가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초기 확산 전략으로 매우 유효하지만, 동시에 질문을 남긴다. 할인이 줄어들어도 소비자는 남을까?

 

공공배달앱이 ‘싸서 쓰는 앱’을 넘어 ‘익숙해서 쓰는 앱’이 되지 못한다면, 성장은 일시적일 수 있다.

또 하나는 가맹점 구조다. 77곳이라는 숫자는 의미 있지만, 지역 전체 외식업 생태계를 감안하면 아직은 시작 단계다. 특정 업종이나 인기 매장에 주문이 쏠릴 경우, 공공배달앱의 취지였던 ‘골고루 혜택’은 약해질 수 있다. 가맹점 확대 전략과 함께, 소규모·저매출 업소가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도 고민할 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제 공공배달앱의 가장 큰 성과는 분명하다. “공공은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 안에 수치로 증명했고, 민간앱 점유율의 40%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이는 다른 지자체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의지만 있다면, 공공도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할인 이후의 충성도, 가맹점의 체감 수익, 배달 품질의 안정성까지 관리해 나갈 수 있을지. 먹깨비가 ‘착한 앱’이 아니라 계속 쓰게 되는 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인제 공공배달앱의 진짜 성패가 달려 있다.

 

지금까지는 잘했다. 이제는, 잘 굴러가게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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