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설악산 관관자원 향방은 지역민의 반영해야

전우호 (woogongws@nate.com) | 기사입력 2026/03/03 [13:40]

[데스크칼럼] 설악산 관관자원 향방은 지역민의 반영해야

전우호 | 입력 : 2026/03/03 [13:40]

설악산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개발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 보전과 지역 생존, 중앙 권한과 지방 자치, 현재의 이익과 미래 세대의 권리를 동시에 묻는 복합적 질문이다. 지난2일 설악케이블카 반대 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를 찾아 ‘설악권 지속가능 발전 전략’을 공약화해 달라는 서한을 전달한 장면은, 이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설악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공원이자 세계적 자연 자산이다. 동시에 영동지역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며 생계의 기반이다. 그 설악산에 오색케이블카를 설치할 것인가를 두고 수년째 이어진 논쟁은 지역 공동체를 둘로 갈라놓았다. 한쪽은 관광 활성화를 통한 경제 회생을, 다른 한쪽은 자연 훼손과 난개발의 위험을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과 강원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는 우상호 후보의 출판기념회를 찾아 ‘설악권 지속가능 발전 전략’을 공식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각종 규제로 희생해 온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 지원이 돌아가면서도 설악산의 자연 가치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계하는 국제 관광 비전과, 소수 업자가 아닌 지역 공동체 전체가 번영하는 생태 복지 모델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단순한 반대의 목소리가 아니라, ‘다른 길’을 모색하자는 요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문제는 그 길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이다. 설악산 관광자원의 처분과 활용 방식은 외부의 정치적 판단이나 일방적 행정 결정으로 결론 내려질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영동지역민들의 집단적 의사가 제도적으로 확인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그동안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는 중앙정부의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법적 공방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정작 그 산 아래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숙의와 합의 과정은 충분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부는 사업이 경제적·행정적으로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일부는 여전히 지역경제의 돌파구로 기대를 건다. 이렇게 첨예한 사안일수록 답은 외부의 선언이 아니라 내부의 민의에서 나와야 한다.

 

영동지역은 오랜 기간 환경 규제 속에서 개발 제한을 감내해 왔다고 느끼는 곳이다. “보전”이라는 대의가 지역 주민에게는 곧 기회의 박탈로 인식될 때 갈등은 깊어진다. 반대로 단기적 경제효과만을 앞세운 개발은 자연 자산을 소모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선택의 정당성이다. 그 정당성은 주민투표, 공론화위원회, 숙의 민주주의 절차 등 공식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민의를 확인할 때 확보된다.

 

 

정치권 역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후보자라면 찬반 어느 한쪽에 기대어 표를 얻는 전략을 넘어서, 갈등을 제도적으로 풀어낼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 설악권 지속가능 발전 전략을 논의하자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단순한 선거 이벤트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청사진, 갈등 해소를 위한 공론화 일정, 주민 참여 구조까지 제시할 때 비로소 책임 있는 정치라 할 수 있다.

 

설악산은 강원의 상징이지만, 무엇보다 영동 주민의 삶터다. 자연 보전과 지역 발전은 대립만 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존중받아야 할 것은 현장의 목소리다. 설악산 관광자원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는 중앙도, 외부 투자자도 아닌, 그 산을 일상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이다.

 

설악산의 길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길이든 그 출발점은 분명해야 한다. 영동지역민들의 민의를 묻고, 듣고, 반영하는 것. 그것이 갈등을 넘어 지속가능한 설악권의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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